28일 공천 접수 마감, 예비후보 등록 늦어질 듯
더딘 행보에 당내 비판 여론 제기되기도
주형철 前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자유한국당 이장우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동구에서 4·15 총선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공존해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본지 취재 결과 주 전 보좌관 측은 지난 21일 일부 민주당 지방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다음날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입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공개 회동에선 동구의 민주당 권리당원 현황을 비롯해 주 전 보좌관의 당내 경선 승리 가능성 등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 전 보좌관은 대전역 인근 N 빌딩에 선거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대동 소재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앞두고 있다. 24일엔 민주당 소속 일부 동구 광역·기초의원들과 첫 상견례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강래구 전 동구지역위원장의 조직 승계 작업에 대한 논의와 함께 정치 문외한인 주 전 보좌관에게 현실 정치 조언, 지역 민심 파악 등 총선 출마와 관련 작전 회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도 있다. 그의 입당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예비후보 등록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지난 17일 총선 예비후보자에 대한 검증 신청 4차 공모를 마감했다. 마지막 버스를 놓친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앙당 확인 결과, 검증위는 추가적으로 열리지 않지만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로 그 역할이 이관된다”고 했다. 주 전 보좌관은 공천 접수 마감일인 오는 28일까지 공천 신청이 가능하지만 이후 수차례 공관위 회의를 거쳐 적격자를 일괄적으로 발표한다는 방침이어서 늦으면 2월 중순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못하게 된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검증위 절차를 반드시 거친 뒤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경우 공천심사 배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당규 제10호 공직선거후보자추천및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규정 제6조 제7항).
이처럼 주 전 보좌관의 더딘 행보를 두고 당내 비판 여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좌관을 사직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지역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자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간보기 정치로 당원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것.
그가 청와대에 사직서를 던지기 전부터 이미 총선 출마에 대한 결심이 섰지만, 민주당과 전략공천 논의 등으로 장고를 계속하자 ‘당내 경선에 자신이 없냐’, ‘강한 임팩트를 위해 당에 기대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목소리도 지역정가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특히 설날 밥상머리에 ‘주형철’ 이름이 화두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민주당 관계자들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중앙당과 전략(단수)공천에 대한 줄다리기는 이해하지만 지역에 출마를 할 사람이면 설날 전에 유권자와 민주당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예의”라며 “설날 특수를 놓치긴 했지만 늦은 만큼 10배 이상 뛰어다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