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더 많은 정보를 더 작은 공간에 담아야 하는 차세대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반도체 층에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전자의 이동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출입문’ 구조를 구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해 3차원 V-낸드(3D V-NAND) 메모리의 고집적화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속도 저하와 신뢰성 문제를 신소재인 ‘붕소 산질화물’(BON)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실리콘 기반 소재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소재인 BON을 터널링층에 적용했다. 이 소재는 전하의 종류에 따라 문턱 높이가 달라지는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데이터를 지울 때 필요한 전하는 쉽게 통과시키고 저장된 데이터를 의미하는 전자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비대칭 에너지 장벽’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지울 때는 전하가 쉽게 이동하도록 하면서도 저장된 데이터인 전자가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는 마치 들어올 때는 잘 열리고 나갈 때는 굳게 닫히는 ‘스마트 출입문’을 반도체 안에 구현한 것과 같은 원리다.
실제 실험 결과 BON 터널링층을 적용한 소자는 기존 대비 데이터 삭제 속도가 최대 23배나 향상되었으며, 수만 번의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탁월한 내구성을 보였다.
조병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초고용량 메모리 제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이라며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