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활용·정리수납 등 오는 11월까지 다각적 자립 지원 프로그램 지속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남성 1인 가구의 고립을 예방하고 건강한 자립을 돕기 위해 지역 복지관과 외식 명인,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은 뜻깊은 프로그램이 결실을 맺었다.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관장 허성희)은 8일 복지관 내 프로그램실에서 남성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 사업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8회기 강민주의 들밥 요리교육 종강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최근 급증하는 중년 및 고령 남성 1인 가구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높이고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이천의 유명 외식업체 ‘강민주의 들밥’ 강민주 대표의 전액 자비 후원과 재능기부로 운영되어 온 주민 체감형 복지 프로젝트다.
이날 진행된 마지막 요리 수업에서 참여자들은 일회성 메뉴 대신 일상에서 오래 두고 활용할 수 있는 보양식 ‘삼계탕’과 전통 ‘고추장’ 만들기 실습을 진행했다.
투박한 손으로 정성껏 음식을 조리한 참여자들은 교육 후 직접 만든 삼계탕을 함께 나누며 지난 7주간의 여정을 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서로 눈인사조차 어색해하던 남성 참여자들은 회기를 거듭할수록 함께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제는 단순한 교육생 관계를 넘어, 각자의 살아온 이야기와 일상의 고민을 격의 없이 나누고 조언을 건네는 끈끈한 지역 이웃으로 변화했다.
수업에 참여한 오성현 씨는 수강생 20여 명을 대표해 낭독한 감사 편지에서 “평생 부엌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던 저희들에게 단순한 요리 기술 이상의 진심과 정성을 가르쳐주셨다”며 “매주 수요일 오후 양손은 무겁게, 마음은 묵직한 감동으로 채워져 돌아가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선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종강식은 풍성한 문화 행사와 참여자들의 장기자랑이 어우러져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행사 초반에는 변규리 시낭송아카데미 원장(대전시낭송예술인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축하 공연으로 단상에 올랐다.
이들은 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와 작가 미상의 ‘천년사랑’을 깊이 있는 울림으로 낭송해 감동을 선사했다. 평생을 홀로 보내며 가족의 빈자리를 느껴온 남성 참여자들은 시의 구절구절에 깊이 몰입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분위기를 바꾼 참여자들의 장기자랑 순서에서는 숨겨둔 끼가 가감 없이 발휘됐다. 김태혜 씨는 큰 수술 후 폐활량 회복을 위해 독학으로 배웠다는 하모니카로 ‘아리랑’과 ‘칠갑산’을 연주해 뜨거운 앙코르 갈채를 받았고, 권세준 씨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열창하며 종강식의 흥을 한껏 돋웠다.
이번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사회의 보이지 않는 헌신과 연대가 있었다.
강민주 대표는 매주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청주를 찾아 재능기부를 펼쳤을 뿐만 아니라, 수업에 필요한 모든 식재료 비용을 자비로 전액 부담했다.
특히 마지막 회기에는 김효정 더부모산 대표를 비롯한 지역사회 협력자들이 일손을 보탰으며, 강 대표는 참여자들을 위해 반찬과 직접 담근 고추장, 그리고 고향 안동 인근 풍기 지역의 특산품인 '인견 여름 잠옷'과 손수건을 깜짝 종강 선물로 준비해 귀갓길까지 따뜻하게 배려했다.
마이크를 잡은 강민주 대표는 “28년 동안 음식 장사를 하며 모진 고생을 해봤기에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한낱 먹고살기 위해 시작했던 음식 장사가 이 자리에 이르러 어르신들께 존경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분이 되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제가 더 구원을 받고 마음에 사치와 욕망을 비워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가 충분히 존중받았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 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식당 주인으로 남아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복지관 측은 이번 요리 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허성희 북부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단순한 조리 실습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마음으로 연결되고,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이 결합해 만들어낸 체감형 복지의 모범 사례”라며 “참여자들의 일상 자립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이웃 사촌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허 관장은 “오늘로 요리 교육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지만,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본 사업은 오는 11월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및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 건강관리 및 정리수납 교육, 일상의 활력을 줄 나들이와 문화체험 등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이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하고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